Formlabs사의 Form 2는 3D 프린터 구동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인도 원터치로 바로 출력이 가능할 정도로 제품으로서의 완성도가 상당한 수준인 3D 프린터입니다.

다만, Formlabs사의 출력재질(Resin)은 1L(리터) 카트리지가 30만원 이상으로 일반적인 보급형 레진에 비해 상당히 고가(高價)로 느껴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레진 품질이 억원대가 넘는 SLA 장비에 사용되는 산업용 레진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고, 출력 시 실패율이 상당히 낮은 것을 감안하면 가격이 그리 높은 편만은 아닐 듯 싶습니다.

현재 출시되어 있는 기본 레진(Standard Resin), 기능성 레진(Tough Resin), 플렉서블 레진(Flexible Resin), 캐스팅 레진(Casting Resin) 모두 어느하나 흠잡을데가 없는 수준입니다.

(※ 3D몬은 아직 덴탈 레진(Dental Resin) 사용 경험이 없습니다.)

저번 주 10월 25일 Formlabs사가 두가지의 새로운 엔지니어링 레진들을 발표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내열성 재질인 Hight Temp 레진과 PP 재질과 유사한 Durable 레진 입니다. 정말 바라고 바라던 종류의 재질들입니다

1. High Temp Resin

High Temp 레진은 열변형 온도(HDT)가 0.45 MPa에서 289℃인 현재까지의 3D 프린팅 재질 중 가장 높은 온도까지 견딜 수 있는 내열성 재질입니다.

3D 프린팅 기술은 아직까지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몇개 정도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데 용이한 정도입니다.
수개 이상을 제작하려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에 3D 프린팅으로 원형만을 출력한 후 실리콘 몰드를 제작하여 복제하는 방식을 이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액상 레진 또는 에폭시 재료만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이슈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Formlabs사는 지난 8월, 일반적으로 대량생산에 이용되는 인젝션 몰드(Injection Mold, 일반적으로 '사출금형'이라 칭함) 방식에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를 공개했었습니다.

목적은 대량생산까지는 아니고, 10~100개 정도 생산이 가능한 수작업용 몰드 제작이었고, 몰드의 프레임은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고 코어(core)만을 Form 2용 Clear 레진으로 출력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사출에 주로 쓰이는 LDPE, PP, TPE, PLA, ABS, HDPE, EVA, PS 재질 등을 테스트 했었고, 상대적으로 녹는점이 제일 낮은 LDPE(163℃) 정도만 괜찮은 결과를 얻었었습니다. 기본 Clear 레진의 열변형 온도(HDT)는 0.45 MPa에서 73.1℃ 이기 때문에 LDPE 재질 외에 녹는점이 높은 다른 재질들은 한두차례 사출 후 Clear 레진에 문제들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그동안의 레진들은 열변형 온도가 낮아 몰드 코어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High Temp 레진은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래 도표를 보면 High Temp 레진으로 제작된 코어는 상기 모든 플라스틱류 사출에 전혀 변형이 없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3D몬도 빠른 시일내에 미니 사출기를 장만해서 바로 테스트 해보고 싶습니다.

그외 진공성형(Vacuum Forming)용 베이스, 고온의 기체 및 액체를 다루는 부품 등에 적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샘플 사진을 보면 토치 노즐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인 듯 합니다.
하지만, 연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힘을 많이 가하거나 구부리면 부서지기 쉬워 스냅구조(snap fit) 등의 기능성 부품제작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 Durable Resin

Durable 레진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류 중 하나인 PP(Polypropylene) 재질과 비슷한 물성으로 뻣뻣함은 덜하지만 잘 부러지지 않는 재질입니다.

PP 재질은 자동차 범퍼, 플라스틱 의자, 냉장고용 밀폐용기 및 힌지 등에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입니다. 비닐이 섞여있는 듯한 느낌으로 부러지지 않고 접힐 수 있어 밀폐용기 뚜껑의 접히는 힌지구조(living hinge) 등이 가능한 재질입니다.

흔히 3D 프린팅 레진은 "잘 부러지고 깨지기 쉽다"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Tough 레진도 잘 부서지지는 않지만 ABS 물성과 비슷하고, Durable 레진은 Tough 레진에 비해 좀 더 연성으로 뻣뻣함은 덜하지만, 질긴(?) 재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2017년 2월경 출시 예정으로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마찰에 대한 내구성도 좋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구체관절인형 및 액션 피규어 등의 볼 조인트(ball joint) 부분, 스냅(snap) 방식의 결합구조에 유용할 듯 합니다.

실제로 PP 재질과 물성이 거의 비슷하다면 사포작업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포터 부분들은 칼로 마무리 할 수 있겠지만 면작업은 어려울 듯 싶습니다. 또한 도색작업에도 적합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잘 구부러진다면 도색이 깨지거나 잘 벗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포작업이나 도색에 용이하지 않아 노란색을 그대로 써야하는 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3D 프린팅 레진으로 앞서 설명한 리빙 힌지(living hinge)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혜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번에 발표한 두가지 엔지니어링 레진들은 보급형 3D 프린터의 활용도를 훨씬 넓혀주는 역할을 제대로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음주 중 High Temp 레진은 몇통 입고될 듯 합니다. 현재 사출 테스트는 해볼 수 없는 상황이기에 적절한 테스트 방법을 찾으면 결과를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Formlabs 레진들의 인장 탄성률(Tensile Modulus), 열변형 온도(HDT), 연신율(Elongation), 충격강도(IZOD Impacr Strength) 비교 그래프입니다.